우리는 프랜차이즈 편의점 위탁경영을 했다. 편의점의 주인은 본사이고 건물 계약도 본사와 하고 우리는 운영만 하는 계약의 형태이다. 그러면 이익배분을 받는 비율이 적어진다.
편의점 1년 하고 그만둔 썰 - 계약
"어쩌면 그렇게 아무 것도 모르고 계약했을까?"
우리는 위탁경영의 형태로 프랜차이즈 편의점 계약을 맺었다. 그래서 이익배분을 받는 비율이 다른 계약 형태에 비해 더 적었다. 다른 형태의 계약을 하면 이익배분이 달라진다고 하는데, 우리는 계약할 때 이러한 사실을 전혀 몰랐다. 소개해 준 지인에게 이런 설명을 들은 바가 전혀 없고 본사 계약 담당자도 그런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 그저 가지고 온 서류를 함께 훑어보며 설명을 들었고 가장 중요한 최종 이익배분에 대해 이 정도 금액을 받을 수 있다고만 들었을 뿐이다.
가까운 지인이 함께 있었기에 그냥 그 사람이 알아서 잘해주겠지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었다. 엄마가 얼마나 그 지인을 믿었는지 계약 형태에 따라 이익배분이 다르다는 나의 말을 믿지 않으셨다. 우리가 계약한 형태가 초기 투자금이 가장 적었으므로 가장 적은 이익배분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사실 다른 형태의 계약을 할 돈이 없기도 했다. 그래도 다 이 정도 받는다는 지인의 말을 무조건 믿고 따른 것은 정말 멍청한 짓이었다.
계약을 할 때 엄청나게 많은 서류에 서명을 한다. 그리고 다양한 설명들을 마치 보험에 가입하는 것처럼 빨리 설명을 해준다. 그때는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 있지만 사실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그 이유는 세 가지 인 것 같다. 첫째는 편의점 운영하는 것에 대해 쉽게 생각했기 때문이고 둘째는 편의점의 업무에 대해 잘 모르니 줄줄이 읽어대는 많은 내용에 대해 그저 듣고 있을 수밖에 없다. 마지막 세 번 째는 약관에 동의를 해야 회원가입이 진행이 되듯 이미 한 장 한 장 서명을 하며 듣고 있는 이 이야기가 뭐가 그렇게 중요했겠는가?
우리가 계약을 할 때 가장 집중해서 들었던 것은 이익배분이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3개월 치 매출과 이익배분이 되어 있는 자료의 평균치로 이익배분에 대해 설명을 들었던 것 같다. 지금도 이 말은 기억이 난다.
"이 정도 나올 것입니다."
그 금액은 혹할만한 금액이다. 우리도 그랬다. 아주 큰돈이 아니어도 편의점 운영해서 이 정도면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딱 한 달만 일하고 이익배분을 받아보면 그제서야 머리가 돌아가고 계산이 시작된다.
'아! 그냥 혹해서는 안 되는 금액이었구나.'
하고 말이다.
아마 내가 일하는 시간만큼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했다면 훨씬 더 돈을 많이 벌었을 것이다. 아르바이트생은 일정 시간 일을 하면 주휴수당도 나온다. 그리고 근로자가 되어 야간에 일을 하면 야간근로수당까지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편의점의 경영주로 개인사업자가 되었기 때문에 주휴수당도 야간근로수당도 받을 수 없다. 거기에 식비도 없다. 먹는 것도 내 편의점이지만 내가 계산을 해야 한다. 하지 않으면 로스가 나는 것이다. 물론 폐기가 가능하다면 폐기를 쳐도 되지만 어쨌든 나는 내 맘대로 껌 하나도 그냥 먹을 수 없는 편의점의 주인이 된 것이다. 이것뿐인가? 우리는 개인사업자이므로 종합소득세까지 내야 한다. 그런데 계약할 당시에는 이런 계산을 이런 생각을 아주 조금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사실 편의점을 운영하려고 마음을 먹어야 계약 담당자를 만나는 것이므로 그 단계부터는 우린 을이 될 수밖에 없었다. 투자금 대비 한 달에 나오는 돈이 크다고 생각했기에 우리가 얼마만큼의 노동을 해야 하는지, 식비, 세금 등 이것저것 따지는 것을 전혀 하지 못했다. 그리고 따졌다 한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었을까 생각한다. 그들이 가져온 계약서대로 계약을 하든지 아니면 아예 계약을 하지 않든지 둘 중 하나이지 않았을까? 그저 그 계약 당시에는 이렇게 생각했다.
'우리가 열심히 해서 매출을 늘리면 이익배분도 늘어날 거야. 그럼 이만큼 벌 수 있다는 금액보다 분명히 훨씬 더 많이 받을 수 있을 거야.'
그런데 세상은 언제나 내 마음처럼, 내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 야속하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