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은 24시간 돌아간다. 이 시간을 채우기 위해서는 사람이 필요하다. 대부분 아르바이트생을 쓰지만 시급에 주휴수당까지 하면 소상공인에게 결코 만만한 금액이 아니다. 아끼면 아낄수록 좋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건비를 아끼려다가 거의 죽을 뻔했다.
편의점 1년 하고 그만둔 썰 - 근무 시간
"인건비 아끼려고 둘이 버틴 결과"
앞서 말했던 것처럼 나는 1년 동안 열흘 남짓 쉬었다. 그것도 병원 진료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쉬었다. 엄마는 연세가 있으시니 당연히 쉬어야 했다. 그러나 엄마도 한 달에 한 번 2~3일 정도 쉬신 게 다였다. 둘이 오롯이 24시간을 채웠다. 나는 엄마가 출근해서 식사를 하시는 시간까지 최소 14시간 정도를 가게에서 보냈다. 우리는 조금 특별한 경우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아르바이트를 고용할까도 생각했지만 엄마와 내가 조금만 더 고생하면 그나마 받는 돈이 모두 우리 것이 되는 것이니 하루하루 버틴 것이다. 돈 문제도 있었지만 아르바이트생을 관리하는 것도 부담이 되었다. 그래서 쉬어야 하거나 일이 있을 때는 대학생인 동생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기계도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가면 고장이 난다. 하루 24시간 일주일 내내 365일 가동되어야 하고 그곳을 내가 관리해야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상상 이상의 압박감이 온다. 낮에 일하는 나는 은행, 관공서, 병원 가는 것도 어렵다. 또, 밤 또는 새벽에 잠을 잘 때도 편의점에서 문제가 발생하여 연락을 받기도 한다. 밤에 일하는 엄마는 낮에 걸려오는 이런저런 전화로 전화기를 꺼야만 잠을 잘 수 있고 이마저 해가 떠 있는 시간에는 수면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야간 근무는 언제나 안전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이런 부분을 절대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오랜 야간 근무로 엄마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었다. 엄마는 발주도 잘 못하셨고 낮에 들어오는 많은 양의 물류를 정리하는 것도 못하셨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밤에 일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하셔서 엄마가 야간 근무를 하시게 된 것이었다. 다행히 일하는 동안 야간에 위험한 상황은 한 번도 없었다. 밤이나 새벽에는 대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시간이라 취객이나 조금 수상한 사람이다 싶으면 계산을 다해도 그 손님이 갈 때까지 기다려주는 아주 고마운 친구들도 있었다고 한다.
야간에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거의 매일 일을 하고 낮에 제대로 잠도 못 잤던 엄마의 건강은 급속도로 악화되어 저혈압이었던 엄마의 혈압이 200을 넘었다.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그냥 그만두자는 나의 말에 엄마는 혼자라도 하겠다고 고집을 피우시다가 혈압이 200이 넘고 약으로도 조절이 되지 않자 결국 백기를 드셨다. 그리고 지금은 말씀하신다.
"남들 잘 때는 자야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