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프랜차이즈 편의점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 식당, 카페, 술집 등이 매우 많다. 대부분의 자영업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편의점 1년 하고 그만둔 썰 - 본사
"교육 때 가장 좋았던 곳"
편의점을 시작하기 전에는 몰랐지만 발주도 넣고 편의점을 운영하고 이익배분도 받아보니 왜 그렇게 손해 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발주를 넣는 것은 그들에게 물건을 사 오는 것이다. 그 물류가 배송이 오면 열심히 진열을 하고 매장 청소도 하고 별의별 손님들을 다 상대하며 한 달을 열심히 꼬박 일해 이익배분을 받는다. 거기에 현금으로 들어온 돈을 하루라도 늦게 입금하면 수수료를 가져가고 총매출에서 가맹비부터 다양한 명목으로 그들이 가져갈 금액을 모두 가져간 뒤에 남는 것이 우리의 몫이다. 그러니 매출이 적어도 그들은 가져갈 것 다 가져가니 조금의 손해도 보지 않는다.
우리가 교육을 받을 때 같이 받았던 분들 대부분이 연세가 있는 분들이었다. 70대 이상의 노인분들도 계셨는데 그분들은 포스기를 다루는 것도 굉장히 어려워하셨고 발주는 말할 것도 없었다. 60대가 가까운 우리 엄마도 어려워하셔서 내가 실습을 도맡아서 할 정도였으니까. 그때는 생각했다. '아무리 아르바이트를 쓴다고 해도 발주를 넣고 물류를 관리하는 것은 저분들일 텐데 잘 운영하실 수 있을까? 본사 입장에서는 편의점 운영을 잘할 수 있는 사람에게 가맹을 주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런데 편의점을 운영해 보면서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일단 그들은 편의점 문만 열면 절대 손해 볼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같이 교육을 받았던 분이 생각난다. 그분은 남편분이 마트를 운영하셨었는데 남편분께서 편찮으셔서 문을 닫고 그 자리에 아르바이트생을 쓰며 편의점을 운영할 것이라고 하셨다. 그분은 우리 엄마보다 조금 어린 분이셨는데 편의점 건물도 자신의 건물이라 월세도 나가지 않고 아마 우리와 같은 위탁경영도 아니었던 것 같다. 그분이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나에게 어떠냐고 연락을 하셨었다. 나는 너무 힘들다고 답했다. 그러니 그분이 자기는 매일 새벽에 혼자 운다며 소개해준 사람 정말 원망스럽다고 한탄하셨다. 그리고 근처에 다른 편의점이 생겨서 매출도 예상보다 안 나온다고 하셨다. 나도 정말 그만두고 싶다고 그분과 함께 푸념을 늘어놓았었다.
그 후, 그분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에 매장에서 직접 만든 반찬을 파는 사진을 찍어 올리셔서 열심히 하고 계시는구나 생각했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그분은 내 카카오톡 친구 목록에서 사라지셨다. 궁금해서 검색해 본 그 지점의 영수증 리뷰를 보게 되었다. 그 영수증에는 그분이 아닌 다른 남자의 이름이 올라가 있었다. 그만두신 건지 아직도 하고 계신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얘기를 나눴을 당시 위약금까지 알아보셨던 것을 보면 우리처럼 그만두시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내가 편의점 일을 하며 본사에 대해 느낀 점을 굉장히 주관적이면서 솔직하게 서술하면 '상품을 많이 팔아야 하는데 자기네들이 직접 팔기는 싫고 또 회사 직원들을 24시간 근무시키기에는 인건비가 만만치 않고 그래 우리의 시스템을 이용해 경영주라는 사람들을 모집해서 개인사업자를 내주면 그들이 우리 대신 손님도 응대하고 상품도 팔고 물류 정리도 하고 청소도 하고 거기에 세금까지 그들이 내니 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나는 가맹사업의 시스템도 물류 시스템도 잘 모르지만 1년간 일하며 느낀 철저히 나의 주관적인 생각이다.
상생이란 없었다.
"나는 몰랐다. 하루라도 돈을 보내지 않으면..."
편의점에서 한 달 내내 일을 해도 정산을 받을 때까지 내 돈은 1원도 없다. 현금으로 들어온 돈을 다음 날 본사로 입금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퇴근하고 이 돈을 입금하는 것까지 나의 일이었다. 200m 떨어진 위치에 다행히 은행이 있었지만 나는 정시에 퇴근한 적이 거의 없었다. 일을 더 하다보면 밤이 되고 그러면 귀찮기도 하고 비라도 오면 또 내일로 미루고 싶었다. 그래서 며칠을 몰아서 입금을 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보내야 할 금액을 안 보낸 적은 없었다.
그런데 난 정말 몰랐다. 몇 달 동안이나. 하루라도 늦게 입금하면 수수료가 붙는다는 것을. 아무도 얘기해주지 않았다. (교육 때 얘기했는데 내가 기억을 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우연히 알게 되었다. 정말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며칠도 아니고 하루만 보내지 않아도 바로 수수료가 붙었다. 너무 야박하지 않은가. 그 뒤로는 거의 빼놓지 않고 매일 넣었다. 내가 하룻동안 어떻게 번 돈인데 그거 하루 늦게 넣었다고 수수료까지 내면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