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의 독서노트'의 '나쁜 기업의 후원도 잘 쓰기만 하면 될까?'를 읽고 쓴 독서감상문
나쁜 기업의 후원도 잘 쓰기만 하면 될까?
기부의 사전적 정의는 '자선 사업이나 공공사업을 돕기 위하여 돈이나 물건 따위를 대가 없이 내놓음'이라고 되어 있다. 내가 생각하는 기부의 목적은 오로지 단 하나였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 그러나, 이 세상이 그렇게 순수하지만은 않다는 것쯤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어느 기업이 큰 액수의 기부를 했다는 뉴스를 보았을 때 그 목적을 의심하거나 하지 않았다. 그 기업이 좋은 이미지의 기업이 아니라고 해도 그들이 내놓은 큰돈으로 어려운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은 다행인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이것이 그리 단순한 문제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마더 테레사와 미국 역사상 최대 사기 사건 중 하나인 저축대부조합 사건의 핵심 인물인 찰스 키팅의 이야기는 사회복지사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두가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 기부금을 받고 마더 테레사가 건넨 십자가 목걸이는 그가 사기 치는 데 이용이 되었고 나아가 마더 테레사는 법정에 선 찰스 키팅을 옹호하는 편지까지 보냈다. 이는 그의 사기 행각에 간접적인 가담자가 된 것이고 법정에 선 그에게 관용을 베풀어 달라는 것은 그의 수많은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를 한 것이나 다름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영어조차 모르는 가난한 목수가 평생 모은 돈을 그에게 사기당하고 그 목수는 그녀가 평생을 바친 빈민 구제활동의 바로 그 '빈민'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여러 번 언급하는 것처럼 사회복지사는 당사자의 염치와 자존심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누군가를 빈민을 만드는 사람이 벌어들인 검은돈을 빈민을 구제하는 데 쓰는 것은 당사자는 물론이고 사회복지사의 염치와 자존심에도 문제가 되는 일이 아니겠는가. 그런 점에서 노인을 존중하고 정성으로 대하는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정부지원금을 받지 않는 진주 프란치스코의 집과 사람을 착취하고 노예처럼 부려 번 돈을 교회에 후원한 기부금을 반환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야기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것이 생각한다.
'어떤 교회도, 어떤 자선 단체도, 어떤 조직도 범죄자의 양심에 바르는 고약으로 이용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됩니다.' 당시 찰스 키팅의 사기사건의 담당 검사가 마더 테레사에게 보낸 편지에 담긴 이 말은 우리 모두가 반드시 마음에 새겨야 할 말이다. 매번 정답을 고를 수는 없겠지만 우린 분명히 현명한 해답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분명 어려운 일이지만 더 나은 결정을 하기 위해 고민해 본다는 것만으로도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